예술 철학과 비평
저자 | : 황의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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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 2025-09-10 |
ISBN-13 | : 979-11-94359-31-9 |
판형 | : 신국판 |
페이지수 | : 300 쪽 |
판매가 | : 25,000 원 |
│들어가는 글│
본 논고는 예술 철학과 미술 비평학 입장에서 동서 미술을 점검하는 글이다. 그런 이유로 이 글은 동서 미술에 드러나는 작가와 작품, 그리고 미술 현상을 모색과 기록 차원으로 남기려는 의도가 짙다. 이에 제각각 주제로 짜인 구성의 특성상 시간과 공간 차이를 충분히 참작하여 받아들이면 좋을 듯싶다.
여기에 소개하는 몇몇 작가와 작품에 따른 예술 철학(Art philosophy)의 논법은 동서 미술이 강조하는 사상과 현상을 상호 관계로 지향하려는 의도에서 진단한다. 그런 만큼 작가와 작품에 따른 비평은 상호 교환 입장으로 이끌기를 희망한다. 더욱이 작가의 정신세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예술 철학론이나 사상론을 심층 조명함으로써 동서 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도 어느 정도 제시한다.
아울러 고전이나 고화(古畵)를 오늘에 다시금 되새김질하려는 의도도 함께 나눈다. 그런 차원에서 몇몇 글은 온고지신(溫故知新) 입장에서 다룬다. 가령 「한국 미술이 품은 원융불이(圓融不二)한 공적(空寂)」과 「처용화(處容畵)의 화해(和諧) 구조 연구」두 편은 이를 실천하려는 의도에서 함께 싣는다. 이러한 시도에는 단순히 시·공간에서 초월하기보다는 무궁무진(無窮無盡)한 우주 만물의 세계가 얽히고설키는 융섭(融攝)의 상호성이라는 점을 새롭게 음미하려는 목적이 깔린 탓이다.
자고로 문화 권력이나 주체 중심의 발판이 비평이나 창작을 진단하는 잣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런 만큼 피차 필요와 의도에서 떠나는 상생(相生, mutual harmony)하는 회통(會通, mutual understanding of knowledge)을 이루어야 마땅하다. 그러므로 예술 철학과 비평, 그리고 창작은 망망대해(茫茫大海)에서 좌표를 잃은 항해선처럼 그저 어디론가 끝없이 함께 나아가야 할 상호 공존의 융화 관계이다.
말하자면 주체 의식이 낳는 계산이나 의도마저 저버린 상태에서 서로서로 비추고 비치는 인타라망처럼 교환으로 공유를 응대할 따름이다. 그런즉 예술 철학, 비평, 창작과의 상호성은 주체에 얽매인 의지조차 저버린 혼융(混融)하는 섭리를 요청한다. 이로써 상호성은 존재 인식이 양산하는 얽매임에서 벗어나는 까닭에 마냥 상응 관계로 흐른다.
오늘날 이러한 환경과 여건이 미술계에서 자연스럽게 성립한다면 새롭게 맞이할 비평과 창작에 또 다른 담론을 형성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 만큼 본문에 쓰인 상당 부분은 현장 비평에서 기록한 흔적을 분석하여 싣는다.
이에 따라 특정 영역과 구조, 시간과 공간, 사상과 이념에 얽매이기보다는 무규정에 근거하여 모색(摸索)과 탐색(探索)으로 동서 미술을 다룬다. 이를테면 동서 미술의 향방에 따른 제시 가운데 하나로 예술 철학 과 창작의 의언분별(意言分別) 문제를 심도 있게 고찰한다. 여기서는 어느 한쪽에만 휩싸이는 고착된 집착과 분별이 자아낸 경계를 무시무종(無始無終)한 섭리로 들여다본다. 아울러 미술 구조가 예술 철학과 비평학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진단 차원에서 접근한다.
이 글에 쓰인 전체 구성은 미술과 철학 관계를 상생 순리로 접목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이에 따라 한국 예술론이나 동양 예술론, 그리고 서구 예술론에 주목하면서 주체와 대상의 능소(能所)가 일체(一體)라는 점을 비평학 입장으로 다룬다.
으레 이 책에서도 암시하듯이 상생하는 회통은 일체 포섭이나 규준을 허용치 않아서 무분별지(無分別智)에 이른다. 더욱이 인과(因果) 관계가 남기는 분별을 초월하기 때문에 주·객으로 설정하는 인식 역시 무의미하다. 이를테면 인식과 지각에서 일어나는 주체화는 사물이라는 형상에 집요한 추궁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이로 말미암아 자아의식이 대상에게 다가서면서 서로 이분화한 분별로 치닫는다. 이러한 현상은 현존으로서 주관과 욕망의 구축을 요구한다.
자고로 인간 주체에 수긍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실존 태도에서 자유로워야 무궁한 진동이 퍼진다. 그런 이유로 진동은 정제나 구성 짓기라기보다는 무형(無形)과 무아(無我)로써 불생불멸(不生不滅)한 법성(法性)을 따를 뿐이다. 이로써 순환 이치에는 선·후(先·後)나 생·멸(生·滅)의 실체가 비존재여서 상생 기류를 끊임없이 탄다.
이제 미술 탐구나 모험이 해석에 따른 특권이나 주체 권력을 아예 저버린 상생으로 화합하는 감응(感應)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 글은 이런 의미로 오늘날 미술계 현상에서 다양하게 드러나는 흔적과 자취를 융통(融通)하는 원융불이(圓融不二)로써 ‘일심(一心)’의 이치와 호흡하려고 접근한다.
으레 일심은 두 극단(二邊)으로 나뉘는 국면에서 벗어나는 공적(空寂)한 섭리를 자아낸다. 그러므로 어떠한 속박도 끊기는 융화로 품긴 도리를 이끌어낸다. 이로 말미암아 다가올 예술 행로에도 예술 철학 내지는 비평이 창작과 상응하는 융섭으로써 무심(無心)한 요체를 제시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황의필
CHAPTER1원융(圓融)회통(回通)
공적(空寂)한 무심(無心)의 예술
간화결의(看話決疑)와 화리(畵理)
중관사상(中觀思想)의 ‘공(空, śūnya)’과 예술
이기(理氣)로서 성정(性情)과 화리(畵理)
무위심(無爲心)과 원융무애(圓融無礙)의 선서화(禪書畵)
융섭으로서 ‘체용(體用)’의 민화(民畵)
상생(mutual-relationship)의 동양 예술—순환성(circularity)으로서 교차(chiasme)
동양화론 탐미
화쟁(和諍) 사상과 예술 철학
화쟁(和諍)으로서 한국화(韓國畵)
CHAPTER2혼화(混化)모색
무의식(unconscious)이 일으키는 예견으로서 카오스(chaos)
뉴미디어 예술의 환영주의(illusionism) 언어로서 알고리즘(algorism)
현존재의 시간성(Die Zeitlichkeit Dasein)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AlfWhitehead)의 위상(phases)과 창작의 공명
‘장소-의식 시학(place-conscious poetic)’의 예술론
공존(coexistence)의 동시대(contemporary) 예술론
융합(融合, coniunctionis)으로서 혼화(混化)와 예술 섭리(藝術攝理)
무한(無限, infinite) 감응(response)에 따른 무의식(unconsciousness) 작용
시간이 갖는 영속성(permanence)으로서 순응(conformation)
관계 형성으로서 정신 분석학과 현대 예술
보편화한 접목(La greffe généralisée): 여백(la marge)
상생(Mutual-Relationship)의 신체론 9
정신 분석으로서 에크리(Écrits)와 예술
회화에 나타나는 모리스 메를로-퐁티 철학
예술에서 열림의 ‘애매성(l’ambiguïté)’
파편(fragment)으로서 현대 미술의 언어
해체 철학과 현대 예술
존재론으로서 흔적(ontological trace)
차이(la différance)와 대리보충(supplément)으로서 융화(harmony)
감관(Sinne)이 품어 내는 느낌의 순응(Confornation of Feeling)
변화로서 영속성을 품는 도전
예술에서 원융(圓融)의 목소리
현대 미술과 비평
시각 해체(deconstruction)
CHAPTER3공적(空寂)한 심정(心情)
이쾌대(李快大) 예술의 무아(無我)로서 자기 동일체 세계
극재(克哉) 정점식(鄭點植)의 예술 세계
이우환(李禹煥)의 예술성과 작품 진단
한국 미술이 품은 원융불이(圓融不二)한 공적(空寂)
처용화(處容畵)의 화해(和諧) 구조 연구